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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전공/지리학과

전주 여행에서 한국을 보고 먹고 느끼다. [내일로 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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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여행에서 한국을 보고 먹고 느끼다. [내일로 1일차]


나이 제한이 아슬아슬했지만 지난 달 나는 결국 그토록 염원하던 내일로 여행을 떠났었다.

내일로의 나이 제한이 만25세 미만이 아닌 만25세 이하임에 감사하며.


여행을 다니며 일기도 참 많이 쓰고 이런저런 생각도 많았기에

집에 도착하면 다 깔끔하게 정리하겠노라고 다짐했었음에도 한 달이 넘게 지나서야 포스팅을 한다.





각설하고 첫 여행지는 '전주'였다.

난 2007년 한 번 가보았던 곳인만큼 흥미도가 조금 떨어졌으나,

내일로 여행객 커뮤니티에서 가장 추천되는 도시가 전주이기도 했고

지난 번 전주 여행에선 비빔밥을 못먹었기에 리벤지(?) 매치가 필요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용산에서 출발하여 전주에 도착하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일로 첫 기차 탑승이었는데 카페의 여러 사람들의 말처럼

전주까지는 여행객이 정말 많았기에 나는 덜컹거리는 기차와 기차 사이 계단에 앉아 오랜 시간을 버텨야만 했다.





덜컹거리는 기차 안에서 창문에 대고 찍은 사진치고는 썩 맘에 드는 사진.

내 카메라 k100d super와 함께 한 첫 장거리 여행이었다.


비록 2008년 기종인 DSLR계의 조상님(?)격인 카메라지만

내 첫 카메라이기에 많은 애착이 간다.


음 조만간은 이 카메라 k100ds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본 포스팅 사진의 대부분은 k100d s 혹은 옵티머스 뷰2로 촬영된 것임을 밝히며 다시 전주로.





전주역에 내린 후엔 전주한옥마을에 가기 위해 정면에 마주하고있는 횡단보도를 건넜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는 전주 초입에서 보았던 문구처럼 버스 정류장에서도 한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겼다.

'역전승강장'이라니 꽤나 그럴싸하다.


어쨌든 버스를 타고 정류장에 내리면 바로 맞은 편에 전주한옥마을 입구가 보인다.

그리고 그 입구에 서서 보면 좌측에는 '경기전'이 우측에는 '전동성당'이 위치하고 있다.

전주한옥마을/경기전/전동성당, 전주의 가볼만한 곳이 세군데나 몰려있음은 나와 같은

내일로 여행객에게 축복같은 일이었다.




  

예수상과 성당의 사진이 무색할 정도로 어둡게 나온 사진이다.

보정을 할까 고민도 해봤지만 역시 난 보정실력도 없고 이런 분위기의 사진도 마음에 든다.


우리가 한옥마을에 도착했을 때에는 뜬금없이 비가 내렸다.

안그래도 많은 내일러의 짐들에 우산까지 포함시키긴 싫었기에,

우리는 내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전동성당은 입구에서만 잠깐 확인한 채 바로 식사를 하러갔다.





한옥마을 내부에는 정말 많은 식당이 있었다.

식당 중에는 줄을 서서 대기를 할만큼 붐비는 곳도, 얼핏 봐도 사람이 거의 없어 보이는 곳도 존재했다.


사전 정보도 없었고 이른바 '인터넷 맛집'도 잘 믿지않는 우리로선 고민 끝에

전주에서만 판매된다고 하는 '모주'를 사들고 조금 더 돌아보기로 결정했다.


이 캔으로 된 모주는 한옥마을 내부에 있는 편의점에서 구입한 것인데 맛이 썩 괜찮았다.

수정과와 식혜의 중간쯤인 맛에 아주 약간의 도수(3도라고 써있던 듯 싶다)가 있어서

돌아다니며 음료수 대용으로 마시기엔 딱이었던 듯 싶다.


아 나중에 다시 서울로 올라갈 때야 알게됐지만 전주역 바로 앞에 있는 CU에서는

이 캔으로 된 모주를 판매하지 않는다. 서울 장수 막걸리처럼 생긴 플라스틱병 모주만을 판매하니

혹시 여행 기념품으로 모주를 구입하려는 사람은 한옥마을 내부 편의점에서 이 캔 모주를 구입해놓는 것이 낫지 않나 샆다.





어쨌든 고민 끝에(라고 쓰고 그냥 모주 다 마신 후에 도착했던) 식당의 이름은 '교동 한식'이었다.


재밌는 것은 전주 한옥마을에서 경기전과 전동성당 부분을 좌우로 나눈다고하면

전동성당 부근 그러니까 우측의 경우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교동'이 맞지만

좌측의 경우 그러니까 경기전 쪽은 교동이 아닌 '풍남동'이라고 한다. (네이버 지도님께서^^;)

그러니까 이곳 교동 한식은 거리 하나를 두고 교동이 아닌 풍남동에 위치한 식당인 것이다.


뭐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한정식이 1인분에 만2천원이었다는 것.





식당에서 몸에 휴식을 좀 주며 전주 여행 코스에 대해 좀 더 세부적으로 짜보았다.

기차 여행을 한다면 각 역에 내릴 때마다 관광안내소에 들려 지역 관광지도를 꼭 하나씩 챙기길 바란다.


언제나 유용했다.

또한 각 지역 관광안내소에 있던 분들은 모두 친절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내일로 후기들을 보다보면 관광안내소에서 임시로 짐을 맡아주는 경우도 있다고하니 여행객의 쉼터가 아닐 수 없다.







말그대로 '게 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식성 좋은 남자 둘을 충분히 배부르게 할 만한 양이었다.


맛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해 서울에서 먹던 한정식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지만

그래도 꽤 괜찮았다고 기억된다. 

음 김치 하나 남기지 않고 모든 반찬을 비워버린 것을 보면 사실 좀 맛있긴 했나보다.





식사를 마치고 한옥마을을 돌아다니다가 들어갔던 '한방문화관'

사상의학이나 체질 등에 관한 전시를 조그맣게 하고 있었다.


한의학에 대한 불신이 꽤 큰 나로서는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인터넷의 사진 블로거들이 자주 찍는 처마 사진.

나름대로 느낌있게 찍어보려고 했지만 이 정도가 한계였던 듯 싶다.


그래도 뭐 초보에게 이정도면 꽤 괜찮은 것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다음으로 들렸던 곳은 '경기전'이다.

한옥마을과 달리 입장료가 존재했다.


다만 내가 갔던 '월요일'은 다른 날과 동일한 입장료를 징수하지만

다른 날엔 이용가능한 경기전 내 박물관이 휴관을 하는만큼,

박물관 관람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은 월요일을 피하길 바란다.






이 두 장의 사진은 굉장히 의아했던 모습이기에 찍어놨던 것이다.

아 물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조에 대한 불만 같은 것은 차치하고,


내가 알기로는 사진 속에 써있 듯 신을 모시는 사당(?)과 같은 곳에서는

가운데의 문을 열지 않는 것이 법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자의 묘패를 모시고 있는 우리학교 역시 항상 좌우측의 문만 열려있고

가운데의 문은 굳게 닫겨있기도 하고.


태조가 공자급의 인물은 아니기에 문 세 개를 모두 활짝 열어 놓은 것인지,

아니면 가운데 문은 열어놨지만 가운데 문으로 출입은 금하고 있기에

법도에 어긋남이 없는 것인지, 궁금증은 컸지만 해결할 방법은 없었다.

언젠가 시간이 된다면 과거 교양수업 교수님께 메일이라도 보내봐야겠다.





경기전 내부에서도 느낌있는 처마샷에 재도전.

전작보다는 한결 나아보인다.





위의 사진 두 장이 사실상 경기전의 하이라이트.

이 두 장의 사진 속에 담긴 모습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입장료를 지불하며 전주를 찾는다.





물론 이외에도 가족단위 관광객을 위한 것인지 사진 속에 보이는 것처럼 트릭아트 같은 것을 설치하여 놓기도 하였다.

태조의 초상을 모신 경건한 곳이라는 경기전과 이름부터가 조선과는 거리가 먼 '트릭아트'가 과연 어울리는가 싶기도 하지만

뭐 그래도 관광 컨텐츠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역시 보기 좋다.





경기전 내부에서 바라본 전동성당.

가장 한국스러운 건축물과 가장 서양스러운 건축물을 한 컷에 담는 기쁨.


그보다 사진 중앙에 찍힌 여자 둘이 보게 된다면 굉장히 만족스러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보내주고 싶지만 그럴 방법이 없다. 아쉽기만 하다.





예종의 태실, 즉 탯줄을 보관한 항아리를 넣어둔 석실이다.

태실보다는 경기전 옆에 위치한, 사진 속에선 담벼락 뒤로 보이는 '처마가 있는 현대식 건물'에 더욱 눈길이 갔다.


한옥마을 내에 위치한 학교인 '전주 중앙초등학교'라고 한다.

보기가 썩 좋았다. 다만 내가 보기 좋은 것과는 달리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학교가 한옥마을에 위치해있는만큼

운동장과 같은 설비가 협소할 듯 싶어 불만이 꽤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경기전 내부에 있던 대나무 숲.


비가 조금 내리고 바람도 살짝 불었기 때문인지

대나무 숲은 평소보다 더 시원해보였다.





어쨌든 경기전을 다 돌아보고 조금 맑아진 하늘 아래의 전동 성당을 다시 찾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인증샷 찍겠다고 어버버 거릴 것이 아니라

그 내부에나 한 번 들어가보는게 더욱 좋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전주에 다시 한 번 찾아가봐야 할 이유가 남은 것 같다.

전동성당의 내부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내게있어 전주는 언제나 이처럼 한 가지씩 미련을 남게 만드는 곳인 듯 싶다.





어쨌든 한옥마을과 그 주변을 어느정도 둘러본만큼 후에는 조금 이르지만 '막걸리 골목'에 가기로 정했다.

당황했던 것은 우리가 기대했던 막걸리 골목의 모습과 실제 모습은 꽤 큰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막걸리 골목이라고 명명된 그곳에 실제 막걸리 가게는 2~3 군데 뿐이었고 

평일 오후 5시 쯤이라 그런지 사람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평일 5시에 막걸리 골목은 너무 이른 것이었나. 뭐 그런들 어떠랴.





'전주스러운' 가게 내부의 인테리어에 놀랐다.

말그대로 막걸리가 생각나는 가게 내부 모습이었다.





두번째로 놀랐던 것은 바로 이 메뉴판 때문이었다.

??


주류 가격이...


쌀막걸리가 2만원이란다.

솔직히 정말 많이 당황했다.

외지인 바가지도 정도가 있는거지 이건 좀 너무한 것이 아닌가 싶어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이 주류 메뉴의 '막걸리'들은

세트로 나오는 안주를 포함한 것이라고 한다. 

티비에도 몇 번 나와서 꽤 유명하다고 하는데 티비를 보는 일이 거의 없는 나로서는 역시나 알 수 없던 일이다.



아 물론 막걸리도 한 주전자(약 2.5병 정도가 아닐까싶다) 제공된다.





사진에선 조금 짤려있지만 왼쪽에는 꼬막이 있었다. 꽤 괜찮았다.

그리고 우측 상단에 보이듯이 홍어와 석화 또한 제공 됐다.


홍어를 보는 순간 내가 전라북도에 있음을 실감했다.


나머지 안주들은 그냥 평이했던 기억이다.



 

어쨌든 막걸리를 마시다가 전주 여행의 목적과도 같았던 '비빔밥'을 주문했다.


교동 식당에서 한정식을 먹고 막걸리집에서 막걸리를 그렇게 퍼마시다가도

어찌 배에 공간이 남아있는지 비빔밥까지 시켜 비벼먹으며 결국 전주 여행의 목표를 달성했다.



어쨌든 이렇게 이것저것 보고 먹으며 가장 한국다운 도시라는 전주를 느꼈던 2월의 내일로 첫째날이었다.




이후에는 곡성의 '처마' 게스트하우스에 들려 좋은 추억을 만들었지만 

이 포스팅의 제목이 '전주'이기도 하고,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술 마신 기억 뿐인 나이기에 이에 대한 것은 스킵하도록 하겠다.


어쨌든 내일로 후기가 이렇게 시작됐다.


이 첫 걸음에서 탄력을 받아 마지막 날까지의 후기를 이어나가길 바라며 첫 번째 여행 후기,

전주 여행의 후기는 이것으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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