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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과

[형사/드라마] 한국판 '브레이킹 배드' 실제 사건과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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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드라마] 한국판 '브레이킹 배드' 실제 사건과 판례



최근에 본 미드 중 가장 재밌었던 모두의 추천작 '브레이킹 배드'


스토리의 참신함 및 현실성에서부터 배우들의 연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드라마이다.


정말 간단히 표현하자면 암 선고를 받은 화학 교사가 가족의 미래를 위해 마약을 제조하기 시작하는 내용인데

이러한 스토리 하에서 등장인물이 변해가는 모습 등을 보면 느끼는 바가 참 많은 작품이다.


특히나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면서도 가족에게 비난 받는 주인공의 모습은 

이 드라마가 단순히 범죄 드라마가 아닌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단 사실을 느끼게 해준다.


계속 말하고 싶지만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스포일러를 해버릴 것만 같으니 일단 자제.



앞에서 말한 것처럼 주인공은 '화학 교사'라는 설정이다.

따라서 원소의 조합에 따른 화학과정을 모두 숙지하고 있기에

필로폰(속칭 히로뽕) 즉 '메스암페타민'을 만드는 것 또한

염산에페트린을 포함 수종의 약품을 통해 가능케했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드라마 초반 주인공이 필로폰 제조를 위한 준비물을 구하는 장면이었다.


드라마에 따르면 속칭 '스머프'라고 불리는 자들을 통해

감기약(!!)을 대량으로 구매한 후 이를 가공한다고 하는 것이다.




수많은 감기약을 캠핑카에 싣고 마약을 만들어내던 드라마 속 월터 화이트와 제시 핑크맨.



그런데 드라마 주인공인 월터 화이터처럼 뛰어난 화학자가 아니더라도

감기약을 통해서 필로폰을 제조하는 것은 그리 낯선 일이 아닌 듯 싶다.


특히나 형법책을 보면 이러한 행위를 꽤 예전부터 이루어졌었고

최근에도 역시 성행 중인 듯 싶다. 말그대로 '한국판 브레이킹 배드'인 것이다.



[ 관련 기사 주소 http://www.nocutnews.co.kr/news/1023240 ]


위 기사를 요약하자면 마약 전과나 화학적 지식이 전혀 없던 31살 무직의 사람 두 명이서

휴대폰 어플과 책, 인터넷 등을 통해 화학 지식을 쌓은 후

1133명이 투약 가능할 정도의 필로폰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실로 놀라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드라마 속에서 화학 지식이 부족해보이던 제시 핑크맨도 극 중 초반

비록 품질이 나쁘나 독자적인 필로폰을 만들어냈던 것을 생각해보면, 아마 그 정도 수준의 행위인 듯 싶다.


더욱 놀라운 것은 위 기사가 올라온 날짜가 2013년 12월 9일.

즉 불과 50일도 되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이라는 소리도 이젠 옛말이 되어가는 것인가...ㅠ.ㅠ




어쨌든 이하에서 소개할 판례 또한 감기약을 통하여 필로폰을 제조하려던 자에 관한 것이다.

무려 1978년의 판례. 그 때부터 지금까지 감기약은 필로폰 제조자들의 훌륭한 도구(?)였었나보다.


재미있는 것은, 본 판결의 사실관계에 따른 법적 의의이다.


형법에는 '불능미수'라는 개념과 '불능범'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행위에 따른 범죄의 [결과발생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중

[위험성이 있는 경우]를 불능미수, [위험성이 없는 경우]를 불능범이라고 한다.


이 중 불능미수는 형법 제27조에 따라(법문은 불능범이라 되어있지만 불능미수를 의미한다) 처벌의 대상인데,

불능범의 경우에는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는 행위로 취급된다.


따라서 이 둘의 구별 기준인 '위험성의 유무'판단이 매우 중요한 것인데,


아래의 판결에선 지금까지 쭈욱 얘기했던 감기약을 통한 마약제조 시도 행위에

필로폰 생성의 위험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 판단을 한 후

이를 처벌할지 아닐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하였다.


파기환송 된 후 결국 본 사건이 어떻게 결론이 났을지는 모르겠으나,

이 정도만 되어도 일단 한국판 브레이킹 배드로서 손색이 없으며

미국의 월터 화이트(사실 이 경우엔 하이젠버그가 맞겠지만)의 선배격 되는 인물이 아닐까.


어쨌든 한국판 '브레이킹 배드' 실제 사건과 판례 대법원 1978.3.28. 선고 77도4049 판결이다.





대법원 1978.3.28. 선고 77도4049 판결

[습관성의약품관리법위반,사기미수]

[집26(1)형,58;공1978.6.1.(585) 10761]


【판시사항】

불능범의 위험성 판단기준


【판결요지】

불능범의 판단기준으로서 위험성 판단은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이것이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판단으로 보아 결과발생의 가능성이 있느냐를 따져야 하므로 히로뽕제조를 위하여 에페트린에 빙초산을 혼합한 행위가 불능범이 아니라고 인정하려면 위와같은 사정을 놓고 객관적으로 제약방법을 아는 과학적 일반인의 판단으로 보아 결과발생의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참조조문】

형법 제27조

【전 문】

【피고인, 상고인】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한봉세, 김태형

【원 판 결】서울고등법원 77.12.9. 선고 77노1291 판결


【주 문】

원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변호인들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판결은 1심 판결을 끌어 피고인이 에페트린과 빙초산등 화공약품을 혼합하고 섭씨 80도-90도로 가열하여 메스암페타민(속칭 히로뽕)1 키로그람을 제조했으나 그의 제조기술과 경험부족으로 히로뽕 완제품 아닌 염산메칠에페트린을 생성시켰을 뿐으로 미수에 그친 사실을 인정하고 그가 예비한 염산메칠에페트린으로 메타암페타민을 생성하기 위하여서는 염산에페트린이 원료로 사용되어야 하고 염산에페트린은 염산메칠에페트린에 의하여 생성시킬 가능성을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인의 소위는 결코 불능범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살피건대 원판결은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한 진술을 토대로 하여 피고인이히로뽕을 만들려고 뜻을 두고 원설시방법으로 만들어 놓고보니 뜻밖에 다른염산메칠에페트린이였으니 미수다라는 취지이나 검사작성의 증인 김정현, 이영숙의 각 심문조서 기재로서 피고인이 위 김정현으로부터 염산메칠에페트린1.5키로그람을 30만원주고 매입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될 수 있고 기록에 의하면 염산메칠에페트린은 감기약, 해열제인 일반의약품이라는 것인데 그러한 염산메칠에페트린을 사들인 일이 습관성의약품 제조의 실행의 착수라고는 할 수없다. 원판결은 피고인의 자백을 중시했으나 위와 같이 염산메칠에페트린을사들인 사실이 인정될 수 있는 사정밑에서는 수사도중에서의 엄문으로 자백했다는 피고인의 공판정에서의 변소도 고려에 넣을 때 자백을 믿어 증거로 판단함은 경험에 반한다고 하겠다. 또 사들인 것이원판결 인정의 생성물질과 다른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동일물질로 아니볼 수 없는 우리 경험이다. 그렇다면 원판결이 본건에서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인정한데에는 경험법칙을 위배한 채증으로 사실을 오인한 것이 아니면 실행의 착수의 법리를 오해하므로 결과에 영향을 준 위법을 남겼다고 하리니 이점을 말하는 논지는 이유있어 다른점을 따질 나위없이 이유있고 원판결은 파기를 못면한다.


다음 가정판단에 들어가 본다. 원판결은 피고인이 생성시켰다고 인정한 염산메칠에페트린이 화학작용을 일으키면 메칠기를 뺄 수 있고그렇게 되면 염산에페트린이 될 수 있어 히로뽕의 제조원료가 되니 위험성이 있어 불능범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였는데 위험성이 인정되면불능범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은 옳으나 아래와 같은 위법이 있다.


즉 원심이 끌어 쓴 증거에 의하여서는 염산메칠에페트린에서 염산기를 빼낼수 있음이 인정될 수 없다고 인정될 수 있어 원심인정에는 심리미진 아니면증거를 잘못 해석한 위법이 있음을 숨길 수 없고, 본건 피고인의 행위의 위험성을 판단하려면 피고인이 행위당시에 인식한 사정 즉 원심이 인정한 대로라면 에페트린에 빙초산을 혼합하여 80-90도의 가열하는 그 사정을 놓고 이것이객관적으로 제약방법을 아는 일반인(과학적 일반인)의 판단으로 보아 결과발생의 가능성이 있느냐를 따졌어야 할 것이어늘 이점 심리절차 없이 다시 말해서 어째서 위험성이 있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밝힌바 없어 위험성이 있다고판단한 조치에는 이유불비의 위법 아니면 불능범 내지는 위험성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하리니 이점을 들고 있는 논지 부분도 이유없다고 할 수없다.

이상 이유로 일치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안희(재판장) 민문기 이일규 정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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