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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과

[스타크래프트 리그/법] 스타리그의 마지막, 그리고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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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리그/법] 스타리그의 마지막, 그리고 새로운 시작.

황제, 영웅, 몽상가, 불꽃, 천재, 투신, 괴물
사람들의 이름에 이런 수식어들이 붙는 분야. 

지금 떠올리자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을 멈출 수 없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던 이름들이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가을의 전설 오영종의 다크템플러라던가,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강민의 할루시네이션,
vs 마재윤 결승전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우승한 푸켓토스 김택용 등은
당시 학생들로 하여금 스타크래프트를 단순한 게임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게 만들기 충분했다.
(물론 그렇다고하여 엄연히 저작권이 있는 게임에 '공공재'드립을 친 협회의 태도는 좀...^^)


블리자드사에서 1998년에 출시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는 우리나라에 PC방 열풍을 몰고오기도 하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전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남학생들을 당구장이 아니라 PC방으로 향하게 했고
어린아이들의 장래희망으로
'프로게이머'가 매우 인기를 끌게 되기도 한, 하나의 '열풍'이었다.

당시 학생층을 주 타겟으로 잡고 나왔던 영화 같은 것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문화를 이해하기가 더욱 쉽다.
임신 후,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고등학생 연인 이야기인 '제니, 주노'를 떠올려보자.


남주인공 주노는 우수한 스타크래프트 실력으로 인기를 얻음과 동시에 모두에게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다.
영화 마지막 즈음에는 마지못해 공부를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스타크래프트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금전적인 능력을 상징할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금전적인 능력과 당시 학생들의 인기를 동시에 얻을 수 있었던 직업이
바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의 형성은 사실 다수의 스타크래프트 대회 및 리그의 존재 덕분이었다.




과거에는 iTV 랭킹전, 게임 TV의 gemTV 스타리그 등이 열리기도 했고
최근에는 OSL(Ongamenet Starcraft League, 왼쪽 로고)과 
MSL(MBC game Starcraft League, 오른쪽 로고)이라는
양대 리그가 체제를 확고히하는 가운데
2008년엔 곰TV 클래식 리그가 열리기도 하는 등
그 인기가 굉장했던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그러나 스타가 출시된지도 어느새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대규모 승부조작 파문과 스타크래프트2의 출시,
게임 유형의 고정화 등으로 
그 인기가 점점 식어가기 시작했다.


한때는 내가 가장 좋아하던 프로게이머이자 지금은 '조작'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마재윤.
압도적인 실력으로 리그를 씹어먹으며 '마틀러'와 같은 별명까지 얻었었지만
지금은 그저 스타리그의 마지막을 앞당긴 역적이자 조작범 '마주작'이라고 불리곤 한다.


물론 썩어도 준치라고, 인기가 식어버렸다해도 스타리그는 그 어떤 타 종목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인기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영호의 너무나 강한 독주 및 테란 유저들의 저그 대학살(결국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리그 종료...) 등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흥미요소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이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결국 작년, 2001년부터 개최되오던 MSL이 폐지되고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온게임넷 스타리그마저
올해 8월 4일을 마지막으로 그 대장정이 막을 내리게 되었다.

게임 방송사들도 스타크래프트만으로는 더이상 수익성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일까.

이후에는 스타크래프트가 아니라
2010년에 출시된 스타크래프트2로 리그가 진행 된다고 하지만, 
아무리 군단의 심장이 출시되고 그 그래픽이 엄청나며 최신식 엔진 등을 사용한다하여도
초등학생 때 처음 스타를 접하고 느꼈던 그 기분은 다시 되살아나지 않는 듯 싶다.

(스타 프로게이머에서 LOL 프로게임단 감독으로 업종을 전환한 폭풍저그, 영원한 필수요소 '콩'진호)


차라리 요새 흥행 중인 LOL리그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것이 낫겠으나
AOS 장르의 게임인 LOL리그가 과연 전략시뮬레이션 장르인 스타의 영광을 이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어쨌든 결국 이것으로 나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많은 추억을 안겨주었던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는 정말로 끝이지만,
호랑이가 죽어서 가죽을 남기듯
스타리그는 사라지며 이러한 것을 남기게 되었다.

바로 
'이스포츠(전자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 이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외에도 많은 게임들의 프로리그가 있었지만
스타리그만큼 많은 사랑을 오랜 기간 받은 것은 없었기에
이스포츠의 토대는 대부분이 스타크래프트로 닦인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한만큼,

이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의 제정에 있어서
스타리그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성장한 e스포츠 문화가 법률까지도 잉태한 것이다.

이 법의 조항들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제1조(목적) 


이 법은 이스포츠의 진흥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이스포츠의 문화와 산업의 기반조성 및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이스포츠를 통하여 국민의 여가선용 기회 확대와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이스포츠"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에 따른 게임물을 매개(매개)로 하여

사람과 사람 간에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 및 부대활동을 말한다.


2. "전문 이스포츠"란 이스포츠 선수들이 행하는 이스포츠 경기 활동을 말한다.


6. "이스포츠 선수"란 이스포츠 단체의 정하여진 바에 따라 등록된 사람을 말한다.























이외에도 본 법은 스타크래프트와 같이 거대한 시장을 형성해오던 게임이
사라지는 데에 대한 걱정이 묻어나는 조항 또한 보인다.

하긴 스타 등의 부흥을 진흥시키기 위한 법률인데, 정작 스타가 사라진다니
법률 제정자 입장에서도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제12조(종목 다양화 지원) 


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이스포츠의 종목 다양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종목선정 기관을 지정하여 그 종목선정 기관으로 하여금

 이스포츠의 종목선정을 실시하게 할 수 있다.


③ 제1항의 종목선정 기관의 지정요건, 지정신청, 운영 등과 종목선정의 절차 및 

종목선정 대상, 종목선정 기준, 종목선정 신청의 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한다.















스타크래프트에서 가장 강력한 종족은
프로토스, 저그, 테란이 아니라 '한국인'이라는 
외국의 우스갯소리도 생겼을만큼 한국인을 열광시켰던
스타크래프트와 프로리그.


비록 이제 더이상은 TV에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의 경기를 볼 수 없겠지만,
그들이 주었던 많은 추억과 감동들은 모든 팬들의 기억과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나라 법 발전의 토대가 되어서 영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는 이 법률과 함께 제2의, 제3의 '스타크래프트'가 생겨나길 바라며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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