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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과

드라마 시티헌터의 이민호. 그의 복수는 용서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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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드라마 보는 건 시간낭비라고 여기던 제가 요즘은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우연히 친구 집에서 보게 된 시티헌터라는 드라마에 꽂혀서인데요, 조금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유치한 장면과 대사도 섞여있지만 전체적인 스토리 진행이나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나도 맘에 들어 요 몇 주 본방사수(!)하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을 스포일러없이 아주아주 간략히 요약하자면, 김상중씨와 그의 동료들은 국가를 위해 봉사하다, 몇 명의 거물급 정치인에 의해 배신을 당하게 됩니다. 때문에 모든 동료가 죽고 혼자 살아남은 김상중씨는 동료의 아이인 이민호씨와 함께 그 거물급 정치인들에게 복수를 하게된다는 그런 스토리입니다.(너무 요약했나요? 어쨌든 자세한 스토리는 꼭 드라마를 보시며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이처럼 두 남자의 복수극을 그리는 이 드라마. 그런데 그 방식이 꽤 특이합니다. 김상중씨의 경우에는 복수를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역할로 등장하고 이민호씨의 경우엔 살인까진 아니라도 그들을 법의 심판대에 올리기 위해 각종 불법적 행위, 가령 도청, 폭행, 주거침입 등을 행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점이 생깁니다. '正은 不正에 양보하지 않는다'는 우리 형법의 원칙에 따라 정당방위같은 것이 존재하고, 그 외에도 긴급피난 등의 제도가 있음은 분명한데 이러한 법적으로 정당한 '방어행위'와 '복수'는 어떤 점에서 같고 또 다를까요?
  

 
 
  본 포스팅에서는 위의 여러 궁금증 중 '복수'와 '정당방위'의 차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먼저 두 개념의 사전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복수란 '원수를 갚음'이라는 사전적인 정의를 가지고 있고, 

정당방위란 형법 제 21조에 의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먼저 조문상으로 보여지는 커다란 차이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중 크게 두 가지에서 복수와 정당방위는 구별되는 듯 싶습니다. 그 두 가지란 '현재의', '방위하기 위한'이 되겠습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원수에게 복수하는 장면은 나쁜 짓을 당한 후 몇 년 동안 산에 들어가 수행을 하며 복수의 칼날을 갈은 후에야 이루어지는데요, 우리 법을 통해 정당방위가 인정되려면 침해행위와 방위행위의 시간적 근접성(일명 '현재성')이 요구 되기에 이런 경우 정당방위로서는 위법성을 조각시킬 수 없습니다. 드라마 시티헌터에서는 김상중씨와 이민호씨의 아버지가 거물급 정치인으로부터 부정의 행위를 당하고 28년이나 지난 후 복수를 시작하는데요, 이는 정당방위의 요건으로선 충족되지 못하는 단순 '복수'의 영역의 문제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방위하기 위한'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는 방위자의 의사, 즉 심리적 요소입니다. 즉 우리 형법은 정당방위에 있어서 '정당방위상황'에 대한 인식과 '방어행위를 실현한다'는 의사를 요구합니다. 이러한 방위의사는 방위행위의 유일한 동기일 것을 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상태를 보전하기 위한 감정과 더불어 '약간의' 복수심이 동반되었다면 그 또한 방위의사라고 볼 수 있을텐데요, 이에 대해서는 비전문가인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보이기에 자세한 판단은 시청자분과 포스팅의 독자님들께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복수'와 '정당방위'의 차이점은 바로 '상당한 이유'에 있습니다. 이 상당한 이유란 일반적으로 그러한 정당방위의 필요성과 요구성을 충족하느냐의 문제라고 여겨집니다. 즉 그 행위가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을만했는가의 문제로 귀결될텐데요, 시티헌터의 주인공 이민호씨는 여기에서 김상중씨와 확연히 구별되는 판단을 받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즉 김상중씨 같은 경우에는 복수의 방법으로 자신들이 겪었던 것과 똑같은 '살인'의 방법을 사용하려고 하는 데에 비해, 이민호씨의 경우는 대상의 사회적 비리사실을 밝혀내고 그를 자신이 사(私)형에 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대변자인 검사에게 넘김으로써 복수를 마칩니다. 정당방위의 경우 살인 또한 위법성을 조각시키는 경우가 존재하긴 하지만, 이 경우 과연 두 시티헌터의 행위는 어떤 것이 상당한 이유라는 정당방위의 요건을 충족시킬 지는 자명하게 드러난다고 생각됩니다.


  갈수록 재미를 더해가는 드라마 시티헌터! 복수심에 불타는 두 멋진 남자의 스토리는 앞으로도 매우 기대가 됩니다. 이런 멋진 남자의 스토리를 바라보며 나중에 시티헌터가 잡혔을 때에는 과연 어떤 변호사가 어떤 변론을 하게 될 지, 특히 이민호씨의 '사회정의 실현'을 하는 듯한 모습의 마지막은 과연 어떤 모습일 지 등등을 앞으로도 기대하며 글을 마칩니다.


+ 모든 법적인 판단은 획일적인 것이 아니기에 본 내용에 적힌 이야기들에 100% 확신을 가질 순 없습니다. 따라서 전문적인 판단은 법조인에게 문의하시기 바라며 본 포스팅은 재미로(^^;)만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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